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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2학년도_입상_[스토리텔링]_장우진 교수

  • 최승규
  • 2023-06-08
  • 834
제목: 작품보는 눈을 길러준 ‘스토리텔링’!

  2학년이 되고 본격적으로 전공선택을 선택해서 수강해야 했다. 미디어학과는 전공필수가 단 3개고 나머지 전공과목은 본인의 진로에 맞게 전공선택을 들어 학점을 채워서 졸업한다. 나는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했지만,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즐겨 봤고 기획에도 관심 있어 ‘스토리텔링’이라는 과목을 수강 신청했다. 보통 영상 쪽의 진로를 가진 학우들이 스토리텔링을 수강하는데, 나는 이 과목을 기획자가 꿈인 학우들에게도 추천한다.
 스토리텔링을 수강했던 시기인 2022년 1학기에는 Zoom을 이용한 실시간 온라인 수업 형태였다. 교수님의 수업과 학우들의 발표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당연히 빠질 수 없는 것은 과제이다. 이 과목은 과제가 타 과목보다 많다. 선행과제라고 해서 해당 수업 전까지 해오는 큰 부담 없는 과제가 수업 시간마다 있었다. 지정된 책 한 장을 읽고 요약하는 과제라던가, 본인이 좋아하는 영화 작품을 조사해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적용해 스토리텔링 요소들을 작성해보는 과제였다. 그리고 최종 과제인 창작스토리를 위한 미니 과제들이 있었다. 이런 작은 과제들 말고도 영화를 감상하고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식의 큰 과제들도 있었다. 과제의 양이 많아서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어느 순간 미리미리 과제를 끝나고 여유롭게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교수님의 이론 수업이 주를 이뤘다.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의 차이, 잘 쓴 로그 라인, 3막 구조 등을 배웠다. 그리고 과제는 본인이 선택한 영화의 로그 라인을 직접 작성해보고 영화의 3막 구조도 작성해보면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기에 적합했다. 이론 수업 말고도 교수님께서 영상을 보여주시면 학우들이 실시간 채팅으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 학기 내내 같이 의견을 공유하고 최종 기말 과제를 함께 할 파트너가 정해진다. 초반에 교수님께서 원하는 사람과 하고 싶으면 따로 신청하면 된다고 하셨고, 없으면 무작위로 자동 배정된다. 나는 이때 조원이 외국인 유학생이어서 처음에 걱정했지만, 서로 배려하면서 협동했기 때문에 최종 과제 제출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4인 1팀이 되어 팀별로 토의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 팀은 나와 파트너, 다른 한 조 2인이 한 팀이 되어 토의를 진행한다. 한 학기 동안 영화감상과제를 하고 나서 의견을 공유하거나, 창작스토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서로 피드백해준다. 그리고 8인 1팀을 이뤄 수업 시간에 할 팀별 발표를 준비한다. 이 역시 나와 파트너, 다른 세 개의 조 6인이 한 팀을 이룬다. 팀별 발표는 교재 한 장을 발표하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법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고, 해당 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를 보충하여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교수님과 학우들께 질문을 받고 관련 내용을 토의하며 마무리한다. 이 과목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따로 없다. 하지만 중간고사 기간에 지정된 책 한 권을 읽고 A4 두 페이지가량 독후감을 작성하는 과제를 했고, 기말고사 기간에는 창작스토리 장면별 요약 혹은 시나리오 작성을 했다. 중간고사 대체 과제는 책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것이라 큰 부담은 없지만, 기말고사 대체 과제는 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야 해서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스스로 작성하는 게 아닌 나의 파트너와 2인 1조로 작성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디어를 내는 게 힘들었고, 내가 낸 아이디어로 재밌는 시나리오가 나올 것 같지 않아서 파트너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그리고 주요 사건과 인물 등은 파트너의 아이디어였지만, 파트너와 매 수업 시간과 수업 시간 외에 의견을 나누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최종 과제 제출 전에 교수님과 면담하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장면별 요약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해서 줄거리와 3막 구조, 인물 등만 보여드렸음에도 교수님의 피드백은 자세했다.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고,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아이디어도 얻었다. 만약 면담 과정이 없었다면, 나와 파트너의 이야기는 어디가 잘못된 지도 모른 채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바빴을 것이다. 교수님의 피드백, 학우들의 피드백을 반영해서 창작스토리를 완성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게 받았다.
  이 과목은 실습 과목이 아님에도 실습을 한 것처럼 얻어가는 것이 많았다. 교수님께서 실제로 수업한 내용은 많지 않았지만, 2022년 1학기에 수강했던 과목 중에서 가장 배운 게 많았다. 이론 수업만 들으면 자칫하면 머리에서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과목은 바로 배운 내용을 적용할 과제가 있었고, 교수님 혹은 학우들에게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발표 수업을 준비하면서 이론이 적용된 영화 장면들을 찾아보고 같은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다른 팀의 발표를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내가 책을 읽어서 이해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비교해가면서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답이 딱 정해져 있지는 않기 때문에 학우들끼리도 의견이 갈려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발표수업 말고도 영화감상과제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눴는데,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달랐기에 토의하는 재미가 있었다. 어떤 때는 두 가지 영화 중 선택해서 감상하는 과제가 있어 파트너와 나는 다른 영화를 봐서 과제를 제출해야 했다. 그래서 보지 못한 한 편이 궁금해서 아쉬울 뻔했는데, 4인 1팀 토의 시간에 각자 해온 과제를 발표하고 의견 나누는 시간이 있어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실제로 팀원의 발표를 듣고 그 영화가 궁금해져 따로 감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부분은 그동안 배운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창작스토리 과제였다. 나는 중국인 유학생과 함께 작성했는데 간단한 줄거리나 인물 등은 함께 정했지만, 장면 별 요약을 작성하는 부분부턴 한 사람이 작성하고 한 사람이 피드백하는 것을 돌아가면서 했다. 물론 자주 돌아가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이유로 전반부는 파트너가 그 이후는 내가 다 작성해서 서로 피드백하고 어색한 부분은 수정해서 최종 제출하였다. 제출 과정에서 파트너와 이야기해서 수정한 부분도 많았지만, 다른 학우들과 교수님도 피드백을 해주셔서 그 부분을 적극 반영하였더니 더 나은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늘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조별 활동이 많은 수업은 피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이 과목은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그런지 모든 팀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발표 과제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4인 1팀으로 각자 해온 과제로 토의하는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내 과제물에도 적용해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조별 활동으로 얻은 것이 정말 많았다. 보통 나는 친한 친구와 시간표를 맞추기보다는 내가 듣고 싶은 과목 위주로 수강 신청을 해서 수업에 친한 사람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조별 활동 때문에 걱정했고, 이전에 들었던 친구들이 “스토리텔링 다들 열심히 해서 점수 엄청 촘촘해. 그거 들으면 좋은 성적 받기 쉽지 않을 거야.”라고 해서 더 걱정했다. 그렇지만 꼭 듣고 싶었던 수업이었기에 수강 신청을 했고, 성적이 잘 안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근데 괜한 걱정이었다. B+만 나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최종 학점이 블랙 보드에 떴을 때 난 A+을 받았고 심지어 이 수업에서 1등을 했다. 내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과제 제출을 빼먹지 않고 성실하게 했으며, 팀별 발표 만점, 시험 대체 과제 상위권이었던 덕분이다. 중간고사 대체 과제인 독후감 작성은 교수님이 올리신 평가기준표를 참고해 그에 맞도록 작성했고, 기말고사 대체 과제인 창작스토리 작성 역시 평가기준표와 그동안 배웠던 것을 적용해 작성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작은 과제들을 성실히 한 결과, 큰 과제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성적을 잘 받은 것 말고도 난 또 얻은 게 있었다.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왜 흥미로운지 잘 몰랐었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작품을 감상했다. 하지만 이 수업을 듣고 나서부터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이게 어떤 요소가 들어가 있고, 이건 어떤 이유로 재밌어서 흥행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 작품을 보는 눈이 한 층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직접 써보면서 생각보다 스토리텔링은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 수업을 듣고 여름방학에 게임을 기획해보기도 했고 이것저것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장에 적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것을 창작할 때 스토리텔링에서 배웠던 것들을 잊지 않고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수업은 이론을 배우기만 해선 안 된다. 이 수업은 발표와 독서, 그리고 시나리오 작성, 과제들을 모두 수행했을 때 완성된다. 따라서 과제를 모두 성실히 하고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처럼 배워가는 것이 훨씬 많았으면 좋겠다. 비대면 실시간 수업으로도 이렇게나 만족했는데, 대면으로 들으면 의견을 나눌 때 더 생생하고 학우들의 발표나 교수님의 이론 수업도 더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전공이 이쪽이 아니더라도 취미와 관련 있거나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다면 꼭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